2022년 5월 5일 목요일

코로나19와 생물학적 노화에 관한 논문

 사람은 시간적인 나이가 있고, 각 개인의 생물학적 나이가 있다는 얘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굳이 의학적인 설명이 아니어도, 감각적으로 나이보다 젊다, 또는 나이 들어 보인다 이렇게 느낄 수 있습니다.

스페인과 독일의 코로나19 확진자 413명과 건강한 미감염자 232명의 혈액 샘플을 이용하여 EPIC DNA 메틸화 분석을 통해, 코로나19 감염자들의 실제 나이와 생물학적 나이 사이에서 건강한 미감염자들과 어떤 차이가 발생했는지 알아본 것입니다.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2-29801-8


DNA 메틸화 분석을 통해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하는 여러 분석 방법이 있는데, 이 논문에서는 대표적인 5가지 생물학적 나이 측정법으로 분석하였습니다. 여기에 기존에 알려져 있던 방법인 텔로미어 길이로 생물학적 나이를 가늠하는 것도 추가해 보았습니다.


41467_2022_29801_Fig1_HTML.jpg

가로축은 실제 나이구요, 세로축이 각 방법에 따른 생물학적 나이입니다.

각 생물학적 나이 시계는 측정 방법이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DNA의 메틸화 정도를 분석해서 생물학적으로 노화가 얼마나 되었는지 보는 것입니다.

파란색 라인을 보시면, 이들은 건강한 미감염자들인데,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서 DNA 메틸화도 많이 일어나서 생물학적 나이도 같이 증가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여기에 경증을 보였던 확진자 (빨간 라인)과 중증을 보였던 확진자 (녹색 라인)을 비교해 보시면, 

여러 조직의 메틸화를 보는 호바스 시계의 경우는 큰 차이가 없이 비슷한 양상을 보였으나, 혈액이나 피부의 노화를 보는 다른 방식의 시계에서는 그래프가 파란색 라인보다 위로 올라가면서, 확진자들의 생물학적 나이가 미감염자보다 더 많아진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DNA의 메틸화가 더 많이 일어났고, 이것은 결국 생물학적으로 노화가 더 진행된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생물학적 나이 분석법이었던 텔로미어의 길이 분석법에서도 (f) 미감염자들에 비해 감염자들 특히 중증자들의 텔로미어가 더 많이 짧아져서, 노화가 더 진행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메틸화가 나타나서 노화가 진행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특히, (c)의 그림 나이 시계 (GrimAge clock)의 경우, 흡연자들에게서 나타나는 DNA 메틸화를 측정하여 신체적 위험도와 노화를 분석하는 방식인데, 이 분석법으로 분석한 확진자들의 생물학적 나이가 다른 방식에 비해 더 많이 상승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에 걸리는 것이 마치 흡연으로 인해 얻게되는 손상/노화와 비슷하게 위험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무래도 코로나19가 호흡기 질환이고, 이에 따른 호흡기쪽 손상이 더 심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의 피부 호바스 시계의 경우는 피부와 점막 또는 세포 표면의 메틸화를 보는 것인데, 여기서도 뚜렷하게 코로나19로 인해 노화가 더 많이 진행된 것으로 보여지며, 이것은 외부로 드러나는 노화라서 더 쉽게 인식되는 노화로 여겨집니다.

그럼, 이런 손상으로 인한 노화는 일시적인 것이며, 다시 복구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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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에서 가로축은 병의 진행 시기이고, 세로축은 증가된 생물학적 나이입니다. 확진자들의 감염 진행 상황에 따른 생물학적 나이의 증가를 보시면, 감염이 막 일어나서 바이러스가 복제되고 손상이 진행되는 시기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제거되었지만 후유증이 남아있던 시기, 그리고 완전히 회복되고 난 이후까지 보실 수 있는데요, 병이 급속히 진행되는 시기보다는 회복되고 난 이후에 생물학적 나이의 증가가 조금 낮아져서 회복되기는 하지만, 핑크색 막대의 미감염자들의 수준으로 내려오지는 않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즉, 회복되고 난 이후로도 진행되어 버린 생물학적 노화는 충분히 복구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물론 대상자들의 코로나19에 걸리기 전 샘플이 있어서, 이들이 코로나19에 걸린 이후 얼마나 더 메틸화가 진행이 되었는지를 비교 분석했으면 더 좋았을 것인데, 이런 샘플은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 이런 식의 분석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분명히 복구가 느려서 더 오랜 시간 후에 정상으로 복귀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더 장기적인 추적 연구가 분명히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이 DNA 메틸화를 더 빠르게 진행시켜서 노화를 진행시키는지에 대한 설명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후에 추가적인 연구가 더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요약)

1. 코로나19 감염이 DNA 메틸화로 분석하는 생물학적 노화를 더 빠르게 진행시켰다.

2. 이런 생물학적 노화는 증상에서 회복된 이후로도 완전히 복구되지 못했다. (더 장기간 추적 연구가 필요하기는 하다)

3. 특히 호흡기나 피부 점막 쪽 생물학적 노화가 확연하게 나타났다. 

4. 코로나19 회복 후 호흡이 좀 딸리고, 겉보기도 확 늙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는데, 그럴 수 있으니 이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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