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8일 월요일

하플로 그룹에 의한 한민족의 기원

존경하는 선배님께서 하플로 그룹에 의한 한민족의 기원에 대해 "너무 어렵다"고 말씀하셨습니다. KAIST 교수님이시자 천재이신, 스승과 같은 선배님께서 제자에 가까운 후배에게 난삽한 글을 좀 다듬으라는 가르침을 주신거라고 생각하니 부끄럽기 그지 없습니다.
기합 빡 넣고 정신차려 긴 설명 다 빼고 간단히 다시 씁니다.
사람은 누구나 세포 속의 미토콘드리아에 들어 있는 유전자는 어머니로부터 100% 물려 받습니다.
남자라면 누구나 Y 염색체를 100% 아버지로부터만 물려 받습니다.
따라서, 이상적으로 유전자 복제가 일어나면 아버지와 내 Y 염색체는 100% 똑같고, 어머니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와 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는 100% 똑같아야 합니다.
그런데, 유전자가 복제되면서 몇대에 한번씩 아주 사소한 차이가 생깁니다. 사람 DNA는 30억쌍의 염기쌍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게 부모에게서 자식으로 복제되면서 몇대에 한두개씩 복제 실수가 일어나는거죠.
만약 그 복제 실수가 치명적이면 기형으로 죽게 되지만, 아니면 사소한 차이를 만들고 그 차이는 다시 그 자손들에게 유전됩니다.
이런 복제상의 실수/차이를 SNP(단일염기이형성)라고 하고, 같은 유전적 차이(SNP)를 함께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같은 하플로 그룹"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개인의 유전자를 분석해 보면, 그사람이 어떤 하플로 그룹에 속하는지, 그리고 특이한 SNP들이 대략 몇천년 (혹은 몇만년) 쯤 전에 생긴 것인지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우리들 한민족은 O2b라는 하플로 그룹으로 묶이는 사람들이 30-40% 정도 됩니다. 중국의 한족에는 O2b 하플로 그룹인 사람들이 거의 0라서, O2b는 한국인의 특정적 하플로 그룹이 됩니다.
일본인은 O2b인 사람의 비율이 역시 30% 이상이라, 한국인과 매우 흡사합니다. 그런데 O2b 변이 외에 사소한 변이가 조금 더 있어서, O2b1 하플로로 묶습니다.
O2b1과 O2b 정도의 차이는 약 1800-2000년 정도 전에 생겨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O2b1(들)이 일본에 건너가서 일본 인구 중 30%의 아버지들이 된 것이죠.
O2b1은 O2b와 아주 조금만 다르고 O2b에 없는 변이를 가지고 있으니 O2b에서 분리돼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유전자가 어디서 갈라져 나왔는지, 얼마나 다른지, 얼마나 다르니까 얼마 전에 갈라져 나왔는지, 그 유전자들을 가진 사람들이 어디에 주로 사는지 등을 추적하면, '최초의 원형' 유전자가 어디서 언제 유래했는지 추적할 수 있게 됩니다.
거기에 의하면 인류 전체의 어머니는 대략 6만년쯤 전의 아프리카의 뿔에서, 인류 전체의 아버지는 대략 8-10만년쯤 전 북아프리카 사람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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